Issue 104, May 2015
제_:/박
JE_:/BAAK
재맥락화된 철학 그리고 관념
미술계에 몸담고 있는 만큼 이미지를 주고받을 일이 많아 휴대폰 문자 대신 요즘 누구나 사용하는 SNS 서비스를 수시로 이용하곤 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처음에는 혁신적일 만큼 편리하구나 감탄했던 이 SNS가 족쇄가 되어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쉽게 이미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탓에 이동 중에도, 쉬는 날에도 업무에 대한 요청이 들어오면 답해야 하고, 수시로 울려대는 알람을 십분 단위로 체크한다. 그러다 얼마간 기계적 결함으로 불가피하게 SNS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자, 업무적으로는 주변에 불편을 끼쳤지만 개인적으론 수시로 확인해야 하는 강박에서 벗어나는 해방감을 만끽했다. 동시에 SNS 서비스는 커녕 휴대폰도 없이 대학 시절을 보냈던 나는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어와 사고가 본격적으로 발달하는 청소년기부터 SNS를 통해 소통을 하는 요즘 젊은 세대들은 완결된 문장에 온전히 의미를 담아내고, 그 행간에 담긴 숨겨진 의미까지 고려하면서 사람 사이의 감정을 나누고 마음을 읽어나가는 설렘을 모르겠구나 싶어 안타까웠다. 이들에게 요즘의 SNS를 통한 소통방식은 처음부터 있었기에 지극히 당연한 것일테지만, 역으로 그렇기에 그것이 무엇을 놓치게 하고 있는지 모르고 지나칠 가능성이 높다.
● 방소연 갤러리플래닛 큐레이터 ● 사진 JE_:/BAAK 제공
'구원' 2013 7채널 비디오 인스톨레이션 40min, 1080p HD, no sound